관성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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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각해보니 나에게 주었던 3년이란 시간이 참 다이나믹 했었구나 느낀다.

입대해서 USMLE 1차, 그리고 연애, 결혼, 2차 실기시험, 아내의 출국, 2차 필기시험, 그리고 최근엔 블록체인쪽도 잠시 기웃기웃 거리고.

관성이란 것이 무서워서, 여전히 멍때리며 아무것도 안하는 시간을 잘 견뎌내지 못한다.

그래도 돌이켜보면 많은 시간을 낭비하기도 했고, 시간을 잘 활용하겠다는 핑계로 집중하지 않은채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했던 것 같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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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제 커피샵에서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, 대각선 테이블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(프로그래머로 추정된다) 및 그에게 조언해주는 선배 둘이 같이 앉아 IT업계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있었다. 너무 잘 들린 탓에 잘 들었는데,

핵심은 인건비 후려치기. 후려치지 않더라도 어쨌든 기술자의 가치를 너무 낮게 평가한다는 이야기였다. 오히려 노력해서 얻은 기술이 아닌 것들. 코인의 시세, 부동산 등에서 더 큰 수익이 나는 현실을 같이 비판하더라.

의료계도 매한가지. 버는 사람만 벌고, 내가 지금 컴퓨터로 하고 있는 것들도 그 동안은 사실 재미라도 있으니까 했지. 이제는 슬슬 재미 없어지려고 한다. 역시 일이라고 느끼는 순간부터는, 돈이 재미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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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생에 몇번의 전환점이 있다면, 군의관 생활이 끝나는 것은 한 막이 끝나는 것은 아니어도, 한 장이 끝나는 것 정도는 되지 않을까.

남은 90일여의 시간에 나는 어느 정도까지 더 나아갈 수 있을까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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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은 시간동안 해야할 것들. 딥러닝, 블록체인, 외국어, 이비인후과 논문, 수술 공부…시간이 부족하다.

이제는 컴퓨터는 좀 줄이고, 책을 읽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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